황숲. 초등학교 교실 한가운데 서 있던 16년 차 ‘학교 예술 강사’. 그가 더불어민주당 울산 남구(달동·수암동) 시의원 후보가 되어 유권자 앞에 섰다.
평범한 예술선생님이 교실에서 의회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그가 말하는 ‘예술 교육의 현장’부터 들여다보아야 한다.
예술 교육은 공교육이 지켜야 할, 아이들의 최소한의 권리
초등학교 수업에서 ‘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르칠 때, 담임선생님이 원리를 이성적으로 설명하면, 학생들은 그 과정을 황 후보 같은 선생님과 함께 무용, 미술 등 예술 행위를 하면서 감성적으로 배운다.
“얘들아, 종이가 나무에서 왔다면 그 나무의 씨앗은 어떻게 생겼을까? 또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몸으로 나타내면 어떻게 보일까?”
이런 질문 하나에 어린 학생들은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몸을 구부리고 팔을 휘저으며 신체 움직임으로 표현해 낸다.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언어 삼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것이 그가 지키고 싶었던 예술 교육의 현장이었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예체능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는 이상, 아이들이 예술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미술, 국악, 무용 학원 등 사교육비를 감당할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도 공교육 틀 안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술 교육입니다.”
예산 87% 삭감의 충격, 그리고 ‘2분의 랩’이 일깨워준 정치의 힘
하지만 20년 넘게 굳건히 이어져 오던 학교 예술 강사 지원 사업은 큰 위기를 맞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하루아침에 예산이 87%나 삭감되며 사실상 폐지 수순에 놓인 것이다.
전국의 4,500여 예술강사들의 생존권과 아이들의 교육권이 동시에 박탈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관련 노조의 대응은 느리고 답답하기만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소문해 지역 정치인들을 만났지만, 돌아오는 것은 영혼 없는 민원 접수와 사진 찍기용 간담회뿐이었다.
포기할 수 없었던 황 후보는 수차례의 전화 끝에 한 국회의원과 간신히 연락이 닿았다. 당시 그 의원의 첫마디는 이랬다.
“지금 뉴스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딱 2분밖에 통화가 안 됩니다. 무슨 일이세요?”
“그 짧은 2분 동안, 숨도 참아가면서 우리의 절박한 상황을 ‘랩’을 하듯이 쏟아냈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도 안 했어요. 그런데 그 분은 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 주셨고, 나중에는 현안을 미리 꼼꼼히 공부해서 저희와 간담회를 열더니, 급기야 국회 기자회견까지 주선해 주시더군요.”
그때 황 후보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바로 현재 울산 남구 갑의 김상욱 국회의원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난 해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질의도 하였다고 했다.
이러한 경험은 황 후보로 하여금 현실 정치인의 길로 이끌었다.
“진정성 있게 행동하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그 변화를 이끄는 진짜 힘은 바로 '정치'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진영 논리 깬 ‘공정한 문화예술 플랫폼’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도록
그렇게 시의회 입성을 향해 뛰고 있는 황 후보가 그리는 조례(입법) 과제는 ‘공정한 문화예술 플랫폼’의 구축이다.
그의 눈에 비친 울산의 문화예술계는 철저한 ‘진영 논리’에 갇혀 병들어가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단체에 줄을 서지 않으면 예산 지원에서 아예 배제된다. 설사 줄을 잘 서서 예산을 받더라도, 정파별로 다시 쪼개서 나누어 배분받기 때문에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해진다.
결국 공연의 질은 하향 평준화되고, 예술인들은 열악한 경제적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예술인들이 더 이상 정치 진영에 줄 서지 않고도, 오직 작품의 품질과 실력만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공정한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현실 정치를 하려는 가장 큰 이유이자 목표입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손을 잡던 선생님이 이제 울산의 낡은 진영 논리를 밀어내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한 문화예술 지원제도’를 만들기 위해 울산시 시의원이 되고자 남구 달동·수암동 시민들을 향한 새로운 ‘랩’을 시작하였다.
황숲 후보의 이번 도전이 울산 문화예술계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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