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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울산시장선거가 ‘아니면 말고’ 인가?

  • 석원진 기자
  • 입력 2026.05.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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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연구소 영상에 등장한 한 인물이 복도를 걷고 있다. [출처: 가로세로연구소 화면 갈무리]

울산시장 선거에서 일부 의혹 제기와 발언이 선거의 무게를 되묻게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선거 직전 당사자가 부인하는 의혹이 제기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정 운영의 시행착오를 연상시킬 수 있는 발언도 나왔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된 우려는 있다. 시민의 판단과 울산의 미래를 대하는 말의 무게가 충분한지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가로세로연구소는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를 향해 필리핀 원정 성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은 김 후보가 변호사 시절 지역 인사들과 필리핀에 다녀왔고, 그 과정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성매매·성접대 의혹에 대해 “분명한 허위”라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반박 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그는 상식을 근거로 들었다. 김 후보에 따르면 당시 동행자들은 대부분 60대에서 80대의 지역 인사들이었고, 젊은 사람은 김 후보였다.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지역 인사들 십여 명과 함께한 일정이 과연 가세연 주장처럼 해석될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김 후보는 ‘접대’라는 주장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당시 김 후보는 권력을 가진 국회의원이 아니라, 타지에서 울산에 자리 잡기 위해 애쓰던 젊은 변호사였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 설명에 따르면, 함께 간 이들은 김 후보보다 나이가 많은 지역 인사들이었다. 누가, 왜, 그런 위치에 있던 김 후보를 접대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의혹을 제기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특히 선거 직전 제기되는 사안이라면 더욱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된 사안이 선거 국면에서 단정적으로 소비될 경우, 검증보다 정치적 공방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 김 후보가 이번 사안을 웃어넘기지 않고 엄정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문제는 선거판의 소문으로 소비될 일이 아니라, 절차 속에서 진위가 가려져야 할 사안이다. 허위로 확인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절차에 따라 물어야 한다.


문제는 선거 국면의 논란이 가세연의 의혹 제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가 지난 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한 발언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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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가 지난 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릇 많이 쓰는 놈이 그릇도 많이 깰 거 아닙니까? 일을 하다 보면 그릇 좀 깰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내(가) 그릇 좀 깰게요.”
 
김 두겸 후보 측의 본래 취지가 무엇이든, 이 발언은 울산 시정과 선거를 대하는 말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시민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시장 선거에서 “일을 하다 보면 그릇 좀 깰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울산시장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민의 교통, 일자리, 의료, 복지, 도시의 미래는 시행착오의 실험 대상이 될 수 없다.

가세연의 의혹 제기 방식과 김두겸 후보의 선거 발언은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된 우려를 남긴다. 하나는 아직 다툼이 있는 의혹이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시정 운영의 무게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발언이다. 둘 다 자칫 시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선거의 품격을 낮출 수도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울산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자극적인 의혹 공방이 아니다. 상대를 향한 감정적 구호도 아니다. 실패해도 그만인 시행착오의 정치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책임이다. 말의 책임, 행정의 책임, 시민의 삶을 대하는 태도의 책임이다.

울산시장 선거가 더 이상 ‘아니면 말고’와 ‘하다 보면 된다’의 언어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울산은 그런 가벼운 언어로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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